카메라 앞에서 말이 막히는 게 싫어서 대본을 적어두면, 이번엔 읽는 티가 납니다. 시선은 화면 한 곳에 고정되고, 문장은 지나치게 반듯하고, 호흡은 쉼표가 아니라 줄 끝에서 끊깁니다. 인스타그램이 릴스 촬영 화면 안에 텔레프롬프터를 넣으면서 이 고민은 더 흔해졌습니다. 별도 앱 없이 대본을 띄워놓고 찍을 수 있게 됐으니, 이제 승부는 어떤 대본을 올려두느냐에서 갈립니다. 오늘은 눈으로 읽어도 말처럼 들리는 대본을 만드는 프롬프트 8가지를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먼저 정리하는 숫자와 조건
대본 길이를 감으로 잡으면 매번 다시 찍게 됩니다. 기준부터 잡아두는 편이 빠릅니다.
- 말하기 속도: 한국어 기준 편안한 속도는 분당 300~350자입니다. 숏폼처럼 빠른 톤이면 400자까지 올라갑니다.
- 30초 영상이면 대본은 150
200자, 60초면 300380자 정도가 맞습니다. 이보다 길면 반드시 말이 빨라지거나 뒤가 잘립니다. - 릴스 길이: 최대 3분까지 올릴 수 있지만, 완주율이 중요한 포맷이라 15~45초 구간이 여전히 안전합니다.
- 화면 규격: 1080×1920(9:16)입니다. 텔레프롬프터 글자가 화면 중앙을 덮으므로, 촬영 구도는 인물을 살짝 아래쪽에 두는 편이 낫습니다.
- 한 줄 길이: 프롬프터에 띄울 때는 한 줄 12~16자가 읽기 편합니다. 줄이 길면 눈동자가 좌우로 크게 움직여 바로 티가 납니다.
- 기능 제공 범위: 텔레프롬프터를 포함한 촬영 기능은 계정과 앱 버전에 따라 순차 적용됩니다. 안 보인다면 앱을 최신으로 올리고 며칠 기다려 보세요.
이 숫자를 프롬프트에 그대로 넣어주는 게 핵심입니다. AI는 “짧게”라는 말보다 “180자 이내”라는 말을 훨씬 잘 지킵니다.
1. 글이 아니라 말로 쓰게 만들기
“다음 내용을 릴스 텔레프롬프터에 띄울 말하기 대본으로 바꿔줘: (내용 붙여넣기). 조건은 이래. 첫째, 총 분량 300자 이내. 둘째, 한 문장은 25자를 넘기지 마. 셋째, ‘~하는 것입니다’ 같은 문어체 대신 실제로 입에서 나오는 구어체로 써줘. 넷째, 접속사는 ‘그래서’, ‘근데’, ‘그러니까’ 위주로만 써. 다섯째, 완성한 대본을 한 줄 14자 기준으로 줄바꿈해서 프롬프터용 형태로 다시 보여줘.”
여기서 중요한 건 마지막 조건입니다. 줄바꿈 위치가 곧 호흡 위치가 되기 때문에, AI에게 줄바꿈까지 맡기면 읽을 때 끊기는 지점이 자연스러워집니다.
2. 첫 3초를 따로 뽑아 쓰기
“이 릴스 대본의 도입부만 다시 써줘. 현재 도입부는 이래: (붙여넣기). 시청자가 스크롤을 멈추는 첫 문장을 5개 버전으로 만들어줘. 각 버전은 12자 이내, 질문형·단언형·숫자형·부정형·상황형으로 하나씩. 그리고 각 문장을 말할 때 화면에 무엇이 보여야 하는지도 한 줄로 같이 적어줘.”
도입부는 프롬프터 없이 외워서 말하는 편이 낫습니다. 첫 문장만은 카메라를 똑바로 보고 말해야 나머지 구간의 시선 처리도 덜 어색해 보입니다.
3. 읽는 티가 나는 문장을 잡아내기
“다음은 내가 쓴 릴스 대본이야: (붙여넣기). 소리 내어 읽었을 때 어색하게 들릴 문장을 찾아서 표로 정리해줘. 열은 ‘원문 / 어색한 이유 / 고친 문장’으로 만들어줘. 특히 한 호흡에 읽기 힘든 긴 문장, 발음이 꼬이는 자음 연속, 실제 대화에서 안 쓰는 단어를 중심으로 봐줘.”
대본을 소리 내어 읽어보지 않고 바로 찍으면 세 번째 테이크쯤에서 같은 자리에서 또 막힙니다. AI에게 먼저 걸러달라고 하면 그 자리가 미리 보입니다.
4. 호흡과 강조 표시 넣기
“이 대본에 낭독 표시를 넣어줘: (붙여넣기). 규칙은 이래. 짧게 쉬는 곳은 / , 길게 쉬는 곳은 // 로 표시해줘. 강하게 말할 단어는 대괄호로 감싸줘. 톤을 낮춰야 하는 문장 앞에는 (낮게)라고 적어줘. 표시를 넣은 버전과 표시를 뺀 최종 촬영용 버전을 각각 보여줘.”
프롬프터에는 표시를 뺀 버전을 올리고, 표시가 들어간 버전으로 두 번만 연습하면 됩니다. 강약이 정해져 있으면 같은 문장도 훨씬 덜 밋밋하게 들립니다.
5. 대본을 자막 문구로 동시에 뽑기
“이 릴스 대본을 자막용으로 분할해줘: (붙여넣기). 한 화면에 뜨는 자막은 한국어 기준 최대 16자, 최대 두 줄로 맞춰줘. 자막마다 예상 노출 시간을 초 단위로 적어주고, 화면 아래쪽 안전 영역을 고려해 꼭 강조할 단어에는 표시를 해줘. 전체를 표로 만들어줘.”
말한 그대로 자막을 붙이면 글자가 넘칩니다. 말하는 문장과 자막 문장은 원래 다릅니다. 자막은 조사를 덜어내고 명사 중심으로 줄이는 편이 읽기 편합니다.
6. 같은 대본을 톤만 바꿔 여러 벌 만들기
“다음 대본을 세 가지 톤으로 다시 써줘: (붙여넣기). 1번은 친구에게 말하듯 편한 톤, 2번은 전문가가 설명하듯 담백한 톤, 3번은 살짝 흥분한 리액션 톤. 세 버전 모두 분량은 원본과 비슷하게 유지하고, 각 버전이 어떤 계정 성격에 맞는지 한 줄로 정리해줘.”
같은 정보라도 톤이 계정의 인상을 만듭니다. 세 버전을 각각 읽어보면 자기 목소리에 맞는 톤이 어느 쪽인지 금방 드러납니다.
7. 시선 처리와 카메라 동선까지 지시받기
“이 대본으로 릴스를 찍으려고 해: (붙여넣기). 텔레프롬프터를 화면 중앙에 띄운 채로 찍을 건데, 읽는 티가 덜 나게 만드는 촬영 지시서를 만들어줘. 문장별로 카메라를 봐야 할 구간과 잠깐 시선을 돌려도 되는 구간을 나눠주고, 손동작이나 소품이 들어가면 좋을 지점도 표시해줘. 촬영을 몇 컷으로 나눠 찍는 게 좋은지도 제안해줘.”
한 컷으로 다 읽으려 하면 실수 한 번에 처음부터 다시입니다. 문단 단위로 끊어 찍고 점프컷으로 붙이면 시선이 자연스레 바뀌어 프롬프터 사용 흔적도 옅어집니다.
8. 다 찍고 나서 다음 편 대본까지 만들기
“방금 찍은 릴스 주제는 (___)이고 대본은 이래: (붙여넣기). 이 영상에 달릴 만한 댓글 질문을 5개 예상해줘. 그중 가장 반응이 클 질문 하나를 골라 다음 편 릴스 대본을 같은 형식으로 써줘. 분량 300자 이내, 한 줄 14자 줄바꿈, 도입부 후보 3개 포함해서.”
한 편을 찍는 김에 다음 편 대본까지 뽑아두는 습관이 업로드 주기를 지키게 해줍니다. 촬영 세팅이 그대로 남아 있을 때 두세 편을 몰아 찍는 게 가장 효율이 좋습니다.
자주 하는 실수
- 블로그 글을 그대로 프롬프터에 올립니다. 문어체는 읽는 순간 티가 납니다. 반드시 구어체 변환을 거치세요.
- 글자 크기를 작게 설정합니다. 작게 하면 많이 들어가지만 눈이 빠르게 움직여 시선이 흔들립니다.
- 대본을 한 글자도 안 틀리게 읽으려 합니다. 중간에 말이 조금 바뀌어도 괜찮습니다. 오히려 그 어긋남이 자연스럽게 들립니다.
- 분량을 재지 않습니다. 60초에 500자를 넣으면 무조건 속사포가 됩니다.
- 연습 없이 바로 찍습니다. 한 번만 소리 내어 읽어봐도 막히는 자리를 미리 고칠 수 있습니다.
- 자막을 대본과 똑같이 붙입니다. 화면이 글자로 가득 차면 정작 표정이 안 보입니다.
마무리
텔레프롬프터는 대본을 대신 외워주는 도구일 뿐, 좋은 대본을 만들어주지는 않습니다. 어색함의 원인은 거의 항상 글로 쓴 문장을 그대로 올려놓은 데 있습니다. 분량을 숫자로 정하고, 구어체로 바꾸고, 줄바꿈으로 호흡을 미리 정해두는 세 단계만 거쳐도 결과가 크게 달라집니다. 촬영과 자막까지 끝냈다면 마지막은 커버 이미지입니다. 릴스 커버는 1080×1920(9:16)으로 올리되 프로필 그리드에서는 가운데가 정사각으로 잘리므로, 인물과 문구를 중앙에 모아두어야 합니다. 유튜브 이미지 규격 변환기를 쓰면 원본 한 장에서 9:16 세로 커버와 그리드용 정사각 영역을 함께 확인하며 잘림 없이 뽑을 수 있습니다.